FINDING 카테고리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다.
최근 예능 PD라는 진로로 본격적으로 결정한 뒤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시도들도 역시 '나'의 과정이기에 여기에 적기로 했다.
우연한 기회로 들어간 '크리어스 웹예능 제작크루'로서의 활동도 그 시도 중 하나.
이 글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진솔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정신없는 10주가 지나갔다.
코로나로 인해 전면 온라인 강의로 실시되기는 했으나, 그만큼 감당해야 할 과제들과 교생실습, 그리고 크리어스 웹예능 일정이 있었다. 기획안 발표 이후에는 제작 기획안 작성, 촬영계획안 발표, 촬영, 편집, 편집에 대한 피드백, 후반작업 진행, 상영회에 이르는 큼직한 일정들이 지나갔다.
기획안에서 작성했던 팀 '시행착오'의 콘텐츠 '플랜B 생각해본 대학생 솔직히 꽤 있다? 반수, 재수, N수 다 모아봄'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었다. 콘텐츠의 뼈대는 잡았으니, 구체적으로 10분 내 어떤 촬영을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잡는 과정이었다. 우리 팀의 경우에는 대본 구성의 세세한 내용을 담은 제작 구성안과 간단한 대본 구성 외에 출연진, 스태프, 촬영 준비 물품 및 장비, 촬영 장소, 일정 등 촬영 스케줄 전반에 관한 제작 기획서(PPM: 프리프로덕션미팅)를 동시에 써보았다.
이 모든 틀은 저번 크리어스 기획 발표 당시 구성안과 대본에 넣을 내용에 대한 설명을 참조했다.



제작 구성안은 콘텐츠 자체가 패널 3명의 토크 위주로 진행되는 형식이다 보니 토크 진행을 위한 질문 구성에 초점을 두었다. 총 11개의 질문 구성을 짰으나, 최종적인 편집을 통해 재미가 없는 부분, 임팩트가 약한 부분은 거를 생각이었다. 또 해당 질문에 대해 패널들과의 개별 사전 인터뷰를 통해 답변을 따로 받았다. 미리 촬영 진행이 어떻게 될지 구상해볼 수 있었다. 단, 인트로, 엔딩씬과 중간에 이어질 질문과 답변을 받아놓은 상태에서 대본을 어느 정도 더 구체화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런 고민은 바로 리더님(멘토님?)께 여쭤보니...


이렇게 친절히 답변해주셨다!!!
조언을 참고해서 대본 구성안에 패널 캐릭터 분석과 리액션 예상안을 넣었다. 그래도 처음부터 면대면으로 패널과의 면대면 사전 인터뷰를 통해 영상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시각적으로 그려보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패널이 모두 팀원인 덕분에 어느 정도 리액션을 예상하면서 구성안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제작 기획서는 촬영 스케줄을 관리하기 용이한 형태로 간단하게 작성했다. 출연진에 대한 설명, 준비물품과 준비해 올 사람을 표로 정리했고, 해당 물품의 예산안을 정리했다. 촬영 장소를 적고, 촬영 흐름을 알 수 있는 간단한 형태의 구성안과 촬영 구도를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레퍼런스도 함께 넣었다.




준비한 내용을 기반으로 5월 16일, 촬영 계획안 발표를 하는 중간점검의 시간이 돌아왔다.
시간이 맞지 않아 참석하진 못했지만, 팀원들이 피드백을 대신 듣고 전달해주었다. 원래는 다양한 촬영 구도를 위해 패널 3명을 각각 담당하는 액션캠과 정면에서 찍는 카메라 1대, 패널 2명씩을 잡는 카메라 2대, 총 6대를 두고 촬영하려고 했는데, 이 계획이 편집을 하게 되면 너무 복잡할 것 같다는 피드백이었다. 실제로 촬영을 하면서 촬영자를 개별적으로 잡는 액션캠 3대를 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여러 대 사용은 실력이 쌓이고 진행하는 걸로!!
생각보다 시간이 빠듯했던 관계로 촬영은 중간점검 바로 다음날, 5월 17일에 진행했다.
크리어스 회의가 주로 이루어지는 강남역 패스트파이브 내부에 있는 스튜디오를 7시간 정도 빌렸다.
제작 기획서를 참조해 가져온 물품을 세팅하고, 카메라를 설치했다. 생각보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카메라 간 화이트 밸런스 조정을 통해 색감을 맞추고, 배경에 그림자 지지 않도록 조명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 또 처음에는 촬영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패널들의 반응이 어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촬영 구도가 안정적이게 되고, 영상을 많이 끊어가지 않아도 패널들 간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후반부로 갈수록 촬영 진행 속도가 빨라졌다. 중간에 패널들의 대화가 어색할 때쯤 리액션이 나올 수 있게끔 PD가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는 리더님의 조언 뒤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기도 했다.
편집은 2차에 걸쳐 이루어졌다.
기본적인 컷편집과 색조정을 한 1차 편집 후에 리더님과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그 뒤에 피드백 수정과 후반작업인 2차 편집을 진행했다.
편집의 과정에서 쉽지 않았던 점은 3대 카메라에서 동시 촬영한 영상을 하나로 합쳐서 원하는 구도를 동시에 편집하는 과정이었다. 방송 현업에 들어가게 되면 20대 넘는 카메라를 동시에 편집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어 좋았고, 다양한 구도가 함께 들어가니 영상의 재미가 더 살아났다. 오디오 편집을 해주는 팀원 덕분에 이 과정도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다양한 영상을 컷편집하기 이전에 오디오와 영상의 색감을 미리 맞추고, 편집을 하면 더 쉽게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은 편집을 하면서 여러 시행착오 중에 알 수 있었다...ㅠ
또 영상 편집한 자료를 넘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들 역시 문제가 있었다. 나중에 가서는 한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 것이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내 컴퓨터로 모두 작업을 하게 되었다.
피드백을 통해 편집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편집을 완벽하게 마무리한 상태에서 피드백을 받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TV 예능에 비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웃음 포인트를 더 강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더 덜어내고, 효과 자막을 더 많이 주고, 효과음도 더 많이 넣어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올라갈 영상 콘텐츠가 1화이므로 보는 시청자에게 '지금 이 콘텐츠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가?'를 알려줄 수 있도록 개별 캐릭터성을 좀 더 부각하는 방향으로 편집을 해야 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후반작업과 동시에 로고, 비하인드에 들어갈 일러 파일 그리고 콘텐츠 썸네일을 제작했다.
'시행착오'라는 팀명과 어울리는 짱구의 와르르맨션의 집 대문에 영감을 받아 허름한 느낌으로 로고를 제작하도록 방향을 잡았다. 이 로고를 바탕으로 비하인드에 들어갈 일러 파일을 제작했다. 썸네일의 경우, 유투브의 특성상 내용 전체의 주제를 담기보다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포인트를 잡아 제시하는 것이 좋다는 회의 중 결론이 나왔다. 플랜 B를 생각하는 대학생의 이야기 중 제일 재미있는 내용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반수, N수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꽤 나왔지만, 반수 실패 후 학교에 돌아가는 과정에 대한 내용은 우리 팀의 콘텐츠만이 다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썸네일의 제목은 "반수실패 후 학교로 돌아간다면?"으로 결정됐다.



편집을 해 본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순간이 있다.
수많은 렌더링 끝에 최종적으로 영상을 확인하고, 마음속에 '오케이'가 떨어지는 그 순간.
그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
수고한 팀원들과 영상을 공유하고, 크리어스 팀에 최종 파일을 넘겼다.
드디어 6월 13일, 상영회 파티가 있었다.
팀원들과 도와주신 크리어스 팀 분들과 편안하게,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먹으며, 10주간 완성한 웹예능 콘텐츠를 보는 시간이었다. 모든 팀들이 각자 구상했던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실현해 신기했다.



첫 만남 때는 어떤 콘텐츠를 만들게 될지, 웹예능은 만들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10주간 크리어스 내에서 웹예능을 만들어 보는 기회를 가지면서 웹예능 한 편을 완성할 수 있었다.
사실 유투브 채널을 운영해보기도 했으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콘텐츠를 만들기 쉽지 않을뿐더러 마음이 맞아도 각자의 사정이 있어 콘텐츠 제작이 완성되기까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크리어스를 통해 웹예능을 만들고 싶다는 같은 목표를 지닌 사람들과 모일 수 있었고, 10주간 중간마다 발표, 피드백 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제작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제작 과정에 어려운 점이 있으면, 대개 유투브를 참고해서 스스로 알아내야 했지만, 크리어스 팀 분들께 직접 여쭤보고, 해결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었다.
곧 '시행착오' 채널도 론칭되고, 콘텐츠가 올라갈 예정이다.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팀원들끼리 상의하는 중이다.
10주간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이 맞는 팀원들과 함께 콘텐츠로 만들어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번 마무리가 또 다른 시작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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