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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2

#14 좋아하는 것만큼 큰 확신은 없으니까 나에겐 오랜 꿈 친구가 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자신의 꿈이 비교적 확실했던 친구와 내가 서로를 꿈 친구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붙여졌다. 내가 미디어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만큼 친구는 예술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좋아하는 예술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그 친구의 표정에서 예술의 세계에 들어가 있는 듯한 즐거움이 보였다. 한 작품을 볼 때 친구는 오래 보고, 사진이나 글로 기록하고,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보았다. 작가님이 전시회장에 있을 때면, 작품에 대해 질문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최근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하는지 궁금했다. 어디에서 그 직업에 도전하고 싶다는 확신이 오는지 궁금했다.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지만, 친구에게서 한 가지 답은 얻었다. 좋아하는 것만큼 큰 확신은 .. 2020. 11. 14.
#13 어둠 속의 대화 "안녕하세요." 입장 5분 뒤, 첫인사는 어둠 속에서 이루어졌다. 의지할 곳은 눈 이외의 감각과 내가 들고 있는 지팡이뿐. 처음에는 답답하고, 갑갑했다.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떤 곳을 가야 할지도 모르는 백지 아닌, 흑지의 상태는 처음이었으니까. (영화 '어바웃 타임'의 로맨틱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고, 나 또한 적응했다. 눈 이외의 감각이 의지가 됐다. 길을 안내해주시는 로드 마스터님과 동행의 목소리, 공간의 냄새, 느껴지는 분위기, 앞에 있는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의 촉감에서 안정을 찾아갔다. 100분의 시간이 지난 후, 알 수 있었다. 눈을 통해 감각하는 것만큼 다른 감각을 통해 감각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동시에 세상의 규칙이 전혀 달.. 2020.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