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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리추얼 음악 프로그램 day 7: Here Gone don't always mean that you disappear. Cause inside all of us you're still here. 처음에는 누군가에 대한 상실감이 영원할 것 같았다. 장례 이후의 모든 끝난 순간, 49제를 지낸 순간, 더 이상 할아버지가 시골집에 내려갔을 때 반겨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은 무신경하게 지나갔고, 일상을 살아가며 할아버지에 대한 상실감은 점차 덜어졌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맘때쯤 할아버지가 겨울에 머리가 추워 쓰시던 비니를 선물로 사던 때가, 어린 손녀들이 블루마블을 몇 시간이나 하자고 조르면 맞춰주시던 때가, TV 앞 드라마를 보면 마냥 웃으시던 때가 여전히 기억으로 살아있다. 좋은 때에 좋은 사람이 떠오르는 건 당연한 일. 지.. 2021. 12. 7.
#19 리추얼 음악 프로그램 day 6: Goodbye sun, Goodbye moon 20살이 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던 시기를 넘어 이제는 조금씩 '어른'이란 단어가 쉽게 나이로 판별받지 못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어른 같은 어른을 보면 존경심도 들고, 사람 자체에 대한 호감 지수가 높아진다. 최근 안테나 회사에서 카카오 tv와 협작해 '우당탕탕 안테나'라는 콘텐츠로 안테나 식구들 간의 여러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저녁 사담 자리. 유희열과 정승환 간의 대화가 인상이 깊었다. 그동안은 방향성을 제시해줬던 유희열이 이번 앨범을 내는 데에는 의사결정이나 판단을 내려주지 않았다고, 그 점이 원망스러웠다고 정승환이 고백했다. 그러자 유희열은 이제는 동등한 아티스트이고, 동료로서의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앞으로의 길은 너라는 아티스트가 스스로 결정했으면 좋겠다며, 그래서 최대한 말을 .. 2021. 12. 6.
#18 리추얼 음악 프로그램 day 5: 긴 여행의 끝 여행이란 건 늘 무섭다. 끝난 뒤가 더 그립고, 또 가고 싶게 되는 중독의 맛이 있다. 2년 전, 여행을 돌아다녔다. 마지막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 친구들과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올라탔다. 모스크바에서 2박 3일 간 기차를 타고, 이르쿠츠크에 내려 바이칼 호수에 내리는 여정이었다. 기차를 타기 전 걱정이 앞섰던 것이 무색하게 기차 안의 생활에 금방 적응해 갔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가져온 감자 즉석식품과 빵을 든든히 챙겨 먹었다. 창 밖을 바라보며, 열차 컵에 믹스 커피를 타며 풍경에 취하기도 했다.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순박한 러시아 사람들도 있었다. 영어를 못하는 옆 칸 아저씨와 내 윗 침대였던 데이비드, 늘 과자가 많았던 우리 칸에 놀러 온 아이키도 기억에 남는다. '시베리아 선.. 2021. 12. 3.
#17 리추얼 음악 프로그램 day 4: Don't give up on me 추워질 때쯤,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이 떠오른다. 영화 '원더'다. 영화의 내용은 남들과는 다른 외모로 태어난 '어기'라는 10살 남자아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어기가 10살이 되던 해, 엄마 '이사벨'은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가족이 전부였던 어기는 자신의 얼굴을 가리던 헬멧을 벗고 낯선 세상으로 한 걸음 내딛는다. 곱지 않은 타인의 시선으로 힘들어하지만, 그때마다 어기 뒤에는 든든한 누나가 있고, 늘 유머러스한 아빠가 있고, 따뜻하고 현명한 엄마가 있다. 든든한 주변 사람들을 통해 어기는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영화 속 하이라이트 장면은 마지막 어기가 학교 졸업식 대표로 상을 받는 장면이다. 그리고 어기는 이야기한다. '어쩌면 난 평범한 애가 아니라는 것. 서로의.. 2021. 12. 2.